본문 바로가기
엑셈 기업문화/책 읽기 좋은 날, SyncClip

나를 발견하는 힘 -고민하는 힘-

by EXEM 2009. 6. 22.


이 책은 재일 한국인 최초의 도쿄대 교수 강상중이 쓴 책이다. 일본의 비판적인 지식인으로 유명한 저자는 정치학자로서가 아닌 인생의 선배로서 인생 전반에 대한 성찰을 말하고자 한다.
이 책은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베버를 들어 고민을 통한 삶의 의미를 말하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는 100년 전 본격적으로 근대화가 개막될 무렵,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근대 시대가 낳은 문제와 마주하기 위해 “고민하는 힘”을 발휘하였다.
저자는 그들이 살았던 제국주의 시대와 오늘날의 세계화 시대가 급격한 외부적 변화가 개인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고 말하며, 시대적 영향으로 인간이 점점 소외되는 현실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인간답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또한 살아가기 위해 치열히 고민했던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베버에게서 자아와 일, 사랑, 돈 등 삶의 다양한 국면이 지닌 의미를 배우자고 권유한다.

이 시대는 “정보”가 무한정 열려있다. 그러므로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정보 탐색 능력을 모든 것의 기본으로 삶는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점점 기억하지 않고 연구하지 않는 듯하다. ‘정보’라는 것을 맹목적으로 신뢰해, 점점 자신의 사고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시대의 맹점에 정곡을 찌르며 저자는 말한다.
‘알고있다(know)’와 ‘사고하다(think)’는 다릅니다. ‘정보(information)’ 와 ‘지성(intelligence)’은 같지 않습니다.  
사고와 지성이라는 말이 왠지 생소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우리의 삶 속에서 이 말이 멀리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든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이미 만들어져 있는 딱딱하고 생기 없는 정보들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물론 그 정보를 취하든 사고하여 지식을 만들든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계속적으로 사고하고 지성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인간이 정보로 인해 자신의 능력을 한정 짓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비춘다. 사람들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지식의 객관성을 정리하고, 세계가 그 원칙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객관적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비 과학적이라고 판단하며 이 둘 사이에 경계를 두고 있다. 인간의 뇌는 분명 한계가 없고 그대로 두면 끝없이 확대될 것이지만 이렇게 우리가 만든 경계와 적당한 형태의 한정을 둠으로 인해 자연의 곳곳에서 오는 진정한 ‘지(知)' 의 모습을 놓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시 묻는다. ‘인간은 무엇을 알아야 할 것인가’ 하고. 어찌 보면 우리가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 물음일 수도 있겠다.

‘타자로부터의 배려’로 일의 의미를 표현 한 것이 인상 깊다. ‘일 한다는 것’의 의미를 말하며 소개한 일화가 있다.


 저자는 이 장면이 사람이 ‘일을 한다’는 행위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사회 속에서 자기 존재를 인정받는다’ 는 것이라고.
저자의 말을 더듬어 보면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의 근원에는 사회적 동물의 본성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일을 해야 한다고 정리 한다면, ‘무엇을 위해 일해야 하는가’ 하는 심오한 질문에 한걸음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상대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을 ‘타자로부터의 배려’ 라고 한다면 자신이 상대를 인정해 주는 것은 ‘타자에 대한 배려’ 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의 배려는 단지 상호 인정이 아닌 상대에 대한 존중이 포함 되어 있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사회 속에서 배려하고 배려 받으며 자신이 온전한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다.

고민 이라는 단어는 어렵고, 힘들고, 복잡한 느낌이다. 당연하듯 이렇게 느끼게 된 것도 어찌 보면 이 시대 맹점의 일부라 할 수 있겠다. “고민? 무슨 고민?”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쳐보라. 그 안에서 자아의 내면을 더욱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고민거리를 찾게 할 것이다. 어쩌면 “고민 끝에 얻은 힘이 강하다.”라는 문구가 와 닿는 깊은 인생을 경험할 수 있는 첫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