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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 Cinema |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

정보/Tech in Cinema 2019. 3. 7. 13:00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 코너 소개

 1896년, 예술과 기술의 새 시대가 열차를 타고 도착했습니다.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 <열차의 도착>이 프랑스 파리의 그랑 카페에서 상영되던 날, 사람들은 사진을 처음 경험했을 때보다 수 십만 배 더 강력한 전율을 느꼈을 겁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모사한 사진이 정지해 있지 않고 “살아 움직이는” 영상은 그야말로 기적이자 공포였을 테니까요. <열차의 도착>은 라 시오타 역에 기차가 도착하는 장면을 촬영한 50초 정도의 짧은 기록 영상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술의 역사를 <열차의 도착>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영화의 등장은 강렬했습니다.      

 ‘예술’을 뜻하는 영단어 ‘art’의 또다른 뜻이 ‘기술’일 정도로 모든 예술과 기술은 서로 긴밀한 사이겠지만, 영화만큼 기술의 발달에 민감하게 반응한 예술 장르는 없습니다. 흑백에서 컬러로, 무성에서 유성으로, 특수효과에서 컴퓨터 그래픽으로, 필름에서 디지털로, 2D에서 3D로… 이처럼 수많은 기술이 영화의 발전을 이끌었고, 반대로 영화에서 펼쳐진 상상력이 실제 새로운 기술을 태어나게 하기도 했습니다. 스토리가 있는 최초의 상업영화라고 할만한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의 1902년 영화 <달세계 여행(A Trip To The Moon, 1902)>도 기술에 기반한 상상력이 핵심인 SF(Science Fiction) 영화입니다. 어쩌면 조르주 멜리에스 감독은 기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영화의 운명을 일찌감치 예견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월부터 엑셈 뉴스레터에서 선보이고 있는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는 기술과 영화가 100년 넘게 지속해온 운명적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 영화에 대한 필자의 감상문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영화를 경유하여 다양한 첨단기술의 현주소와 미래를 정리해 보는 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

 

'과학적 호접지몽(胡蝶之夢)'의 경지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가 소개할 세 번째 영화는 국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과학 열풍을 일으켰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입니다. 

 이 영화의 토대를 이루는 복잡한 과학 이론들(상대성 이론, 웜홀 이론 등등)을 관람 전에 공부하지 않더라도 주요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 같습니다. 블록버스터이니만큼 관객에게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필요한 적절한 설명을 제공하고, 가족애라는 보편적인 감성에 호소하기 때문이죠. 웰메이드 SF 블록버스터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1.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인터무비(intermovie)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정교한 퍼즐을 짜 맞추듯 촘촘히 구축해온 그의 영화 세계는 <다크 나이트> 이후로 '인터무비'라는 단어로 요약될 수도 있습니다(단,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전쟁영화 <덩케르크>는 제외합니다). 우선 다수의 배우들이 놀란과 2편 이상을 연속으로 함께 작업했죠. <인셉션>에서 임스 역을 맡았던 톰 하디가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베인으로 등장했습니다. <인셉션>에서 주인공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의 아내였던 마리옹 꼬띠아르가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미란다 테이트 역할을 맡았고요. 조셉 고든 레빗은 <인셉션>에서는 아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존 블레이크로 나옵니다. 마이클 케인이 빠진 놀란 감독의 영화는 이제 잘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네요. 그래서 어느 블로거는 놀란의 배트맨 3부작과 <인셉션>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주요 내용을 알아맞히는 예언을 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인터무비'의 흐름은 <인터스텔라>에서도 이어집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캣우먼으로 변신했던 앤 해서웨이가 <인터스텔라>에서 브랜드 역을 맡은 것이죠. 어김없이 마이클 케인도 출연합니다. 그런데 출연자의 연속성보다 중요한 것은 <인셉션>에서 관객을 사로잡았던,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차원으로 이루어진 꿈속 세계가 <인터스텔라>에도 등장한다는 사실입니다. <인셉션>의 꿈 속 세계가 <인터스텔라>에서는 5차원의 행성이나 웜홀 속 시공간으로 표현됩니다. <인셉션>이 꿈과 현실의 경계, 혹은 의식의 경계에 대해 의문을 제시한 '철학적 호접지몽'이라면, <인터스텔라>는 시공간의 경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과학적 호접지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적 호접지몽’의 경지를 보여주는 <인터스텔라>는 주관적 믿음과 객관적 사실 사이에서 우리가 따라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합니다(참고로 놀란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인셉션>은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등장하는 놀란 감독의 출세작 <메멘토>와 접점을 이루고 있기도 합니다). <인셉션>이 천착한 꿈/의식의 세계와 <인터스텔라>의 배경인 광대무변한 저 머나먼 우주 공간은 인간이 오감을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놀란 감독의 야심이란 얼마나 큰 것일까요? 온전히 상상으로만 재현해야 하는 미지의 세계를 영상과 소리로 표현하겠다는 것, 그것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큼 훌륭하게 해내겠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2.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인터휴먼(interhuman)

 

 

 <인터스텔라>는 ‘인터휴먼’이기도 합니다. 실재하는 과학 이론들을 바탕으로 정밀하게 설계한 우주 공간에서의 시간 여행이 머리에서 열을 발생시킨다면, 가족애는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경우에 따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항성 간 거리나 은하 사이의 거리보다 더 멀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장대한 우주여행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그 거리가 어떻게 조정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오스카를 거머쥔 매튜 맥커너히의 호연은 그러한 ‘인터휴먼’의 여정에 선뜻 동참하도록 만듭니다. 결국 모든 것의 답은 사람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죠. 

 

 

“(사람에 집중한다면) 우리는 답을 찾을 것입니다. 늘 그랬듯이.”







기획 및 글 | 사업기획팀 김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