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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 Cinema | 월-E

정보/Tech in Cinema 2019.08.09 11:16

 

 

 

"우주, 어디까지 가봤니?"라고 묻게 될 미래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가 소개할 여덟 번째 영화는 2008년 개봉한 픽사의 애니메이션 <월-E(WALL-E, 2008)>입니다. <월-E>는 꿈, 희망, 사랑을 전면에 내세우는 많은 애니메이션들과 다릅니다. <월-E>의 이야기는 인간의 과도한 개발과 소비로 인해 쓰레기로 뒤덮여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게 된 먼 미래의 지구에서 시작됩니다. 나노미터(nm, 10억 분의 1미터)만큼의 희망도 존재하지 않는 듯한 디스토피아가 관객을 심란하게 만들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어느새 희망과 사랑의 새싹이 마음속에 자라기 시작했음을 느낄 수 있는 신비한 영화입니다. 미래의 사람이 상실한 인간성을 대신 증명하는 귀여운 로봇들의 모습은 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지표면에 쏟아지는 반가운 빗줄기처럼 관객의 마음을 적십니다. 

 이번 '테크 인 시네마'에서는 영화 <월-E>의 주요 내용과 이 영화의 핵심 테마인 '우주여행' 기술의 현재와 전망을 간략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사진 1 : 스스로 태양광 충전 중인 월-E의 모습. 월-E는 수리도 자신이 직접 합니다.

 

 '월-E(WALL-E)'는 'Waste Allocation Load Lifter Earth-Class'의 줄임말로 '지구 쓰레기 처리 로봇'입니다. 인간들이 황폐화된 지구를 떠난 이후 생명체를 찾기 힘들어진 지구에서 수백 년 동안 혼자 쓰레기 처리를 하며 외롭게 지내온 월-E. TV 속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음악을 들으며 쓰레기 더미에서 소장하고 싶은 물건을 찾아낼 뿐만 아니라 반려 바퀴벌레까지 보살필 만큼 감성이 풍부하고 인간적인 월-E는 자신과 너무나 다르지만 매력이 넘치는 탐사 로봇 ‘이브’를 만나 설렘을 느낍니다. 월-E와 이브가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던 중 지구에서 자신이 찾고자 한 것을 발견한 이브는 우주여행 중인 인간들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기 위해 급히 다시 우주로 향하고, 월-E가 이브를 쫓아가게 되면서 둘이 함께 하는 기상천외한 우주 모험이 펼쳐집니다.

 

▲ 사진 2 : 이브를 따라가려고 엉겁결에 우주선에 올라탄 월-E의 겁먹은 표정이 귀엽습니다.

 

▲ 사진 3 : 이브(좌)와 월-E(우)가 서로 눈을 맞추고 교감하며 우주 공간을 유영하고 있습니다. 배경에는 우주선 '엑시엄'이 보입니다.

 

 영화 <월-E>에 등장하는 인간들은 초대형 우주선 '엑시엄'을 타고 굉장히 오랜 세월 동안 우주여행을 계속합니다. 이들은 정말 원해서 우주여행을 지속한다기보다 황폐화된 지구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주여행을 이어 갑니다. 이러한 상황은 지구 최대의 독점기업 'B&L(Buy & Large)'이 초래한 것으로 묘사됩니다. B&L은 인간이 소비하는 거의 모든 재화를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으로서 우주여행 상품 역시 B&L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우주선 '엑시엄' 안에서 인간들은 전동의자에 앉아 이동하고, 전동의자에 몸을 맡긴 채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합니다. 문명의 이기 덕분에 한껏 게을러진 인간의 몸은 오랜 시간을 거쳐 아기 체형으로 바뀌고 말았죠.

 

▲ 사진 4 : '이미 움직이지 않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움직이지 않겠다'를 실천 중인 인간들을 바라보는 월-E


 현재로서는 영화 <월-E>에서처럼 '엑시엄'과 같은 초대형 우주선을 타고 장시간 우주여행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과거 한갓 허풍으로 치부됐을 우주여행 상품이 이제 현실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Blue Origin)', 테슬라의 CEO이기도 한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Space X)', 그리고 버진그룹의 회장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한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이 민간인 우주여행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하 3개 우주여행 업체를 비교한 부분은 '출발 임박! 우주여행 업체 3곳 비교*' 글을 요약, 정리하여 작성했습니다.

 

▲ 사진 5 : 제프 베조스가 블루 오리진 우주선 앞에서 활짝 웃고 있습니다. 제프 베조스가 못하는 건 뭘까요?

 

 먼저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부터 살펴볼까요? 블루 오리진은 우주 자원을 활용해 인류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블루 오리진은 로켓을 재활용해 원가를 절감함으로써 우주여행 시대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블루 오리진은 2017년 11월 탄도비행용 로켓 'New Shepard(뉴 셰퍼드)'를 지상 100km까지 쏘았다가 다시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죠.

 블루 오리진은 아직 유인 비행을 시행한 적은 없습니다. 대신 실험용 마네킹이나 NASA 연구용 장비를 실은 New Shepard가 열한 차례 시험 비행을 했다고 합니다. 그중 첫 비행을 제외한 열 번의 비행에서 추진체가 재착륙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작년 7월 열 번째 시험 비행에서는 로켓 상부에 위치한 탑승용 캡슐을 높은 고도에서 분리해냈는데요. 추진체 폭발 등 비상 상황에서 탑승자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일반 여행객을 우주로 데려가기 전, 블루 오리진은 자사 우주비행사를 대상으로 한 유인 비행을 완수할 계획입니다. 일반인 대상 첫 상품은 11분짜리 지상 100km 우주여행이 될 것이라고 하네요. 

 블루 오리진은 최근 아마존 전시회 re:MARS에서 탑승용 캡슐을 공개했는데요. 15 제곱미터 (약 4.5평) 크기의 이 공간은 여섯 명의 탑승자들이 우주 공간의 낮은 중력을 견디는 데 도움을 주는 푹신한 의자와 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사진 6 : 블루 오리진 탑승용 캡슐 내부

 

 블루 오리진은 지상 100km 우주여행뿐만 아니라, 궤도 비행용 로켓과 달 진출도 준비 중입니다. 2024년 달 비행 상품을 완성하고, 달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합니다.

 

▲ 사진 7 : 우주로 쏘아 올려진 테슬라의 빨간색 스포츠카 '로드스터(Roadster)'

운전석에 앉은 마네킹 '스타맨(Starman)'. 스타맨의 최종 목적지는 화성입니다.

 

 스페이스 X는 블루 오리진보다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스페이스 X의 우주 탐사는 인류를 여러 행성에 살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종 목표는 2050년까지 화성에 8만 명 규모의 도시를 건립하는 것인데요. 그러기 위해 로켓 재활용 기술을 갈고닦아 우주여행 비용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성공하면 인당 단돈(?) 2억 4천만 원에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게 된다고 하네요.

 

▲ 사진 8 : 스페이스 X 화성 도시 상상도

 

 화성을 향한 무인 시험 발사는 2022년 시작합니다. 현재는 Falcon 9(팔콘 나인)과 Falcon Heavy(팔콘 헤비)를 이용한 유/무인 발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NASA의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부 프로젝트를 위한 발사를 여러 번 수행한 후 우주여행 등 민간인 대상 발사로 규모를 넓힐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 예시로 일본 예술가 마에자와 유사쿠를 2023년 달에 보내겠다는 내용의 작년 9월 발표를 들 수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대부호이기도 한 마에자와의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데요. 사실상 달 여행 상품을 판매한 것이죠.

 스페이스 X는 우주정거장 여행 상품도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최근 NASA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민간에 개방하겠다고 선언하며 협력 업체 중 하나로 스페이스 X를 선정했습니다. 이 상품을 구매하면 스페이스 X의 우주선 Crew Dragon(크루 드래곤)을 타고 가 우주정거장에서 1박당 4100만 원(!)에 최대 한 달까지 머물다 올 수 있습니다.

 

사진 9 : 버진 갤럭틱의 항공기 'WhiteKnightTwo'에 올라타 '엄지 척!'하고 있는 리처드 브랜슨

 

 버진 갤럭틱은 우주와 지구를 연결해 고객에게 새로운 기회와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웠습니다. 우주에서 직접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 우주에서 다양한 연구와 사업을 하고자 하는 과학자나 기업가를 도와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하네요. 이 기업은 세계 최초 상업용 정기 우주 노선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 SpaceShipTwo(스페이스십투)는 작년 12월과 올 2월 두 차례의 시험 비행을 마쳤습니다. 두 번 모두 두 명의 조종사가 탑승했고, 첫 번째 비행에서는 약 80km, 두 번째엔 90km 높이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통상 '우주'라고 부르는 공간이 시작되는 지상 100km까지는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대기 밀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곳이자, '카르만 선(Karman Line)'이라고도 부르는 지점입니다. 이 지점을 전후해 지구의 아름다운 테두리 일부를 볼 수 있습니다. 짧은 무중력 상태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 사진 10 : 버진 갤럭틱 SpaceShipTwo

 

 버진 갤럭틱은 일반인이 카르만 선을 통과해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상품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미 약 700명의 고객이 티켓을 예매했다고 합니다. 90분의 우주여행에 1인당 약 3억 원이 필요한데, 이렇게 신청자가 몰리는 걸 보면 세상에는 참 부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엘론 머스크의 구상대로 우주여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인간이 화성에서 살 수 있는 시대가 정말 올까요? 화성 거주는 잘 모르겠지만 조만간 이런 대화는 심심찮게 들어볼 수 있을 듯합니다. 

 

"우주, 어디까지 가봤니?"

"난 카르만 선까지 가봤지. 너는?" 

"난 달의 뒷면까지 보고 왔어."

"그래, 너 잘났다. 난 화성도 가볼 거야."

"편도인데?"

"..."

 

 

 

* 출처 : 출발 임박! 우주여행 업체 3곳 비교 




기획 및 글 | 사업기획팀 김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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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 Cinema | 블레이드 러너

정보/Tech in Cinema 2019.06.07 13:45




미래도시 어둠 속을 달리는 인간과 복제인간

 

‘테크 인 시네마(Tech in Cinema)’가 소개할 여섯 번째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입니다. 

지난달 '테크 인 시네마'에서 다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등장한 인공지능 'HAL(할) 9000'은 놀라운 지능과 감정을 가졌지만 외형은 기계였습니다. '인간'으로 생각하기엔 뭔가 부족했죠. <블레이드 러너>에는 로봇의 수준을 뛰어넘어 외모와 신체마저 인간을 빼닮은 복제인간, 'Replicant'가 등장합니다. Replicant는 인간과 흡사한 신체 구조를 가진 로봇, 즉 휴머노이드(humanoid)의 최정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사진 : 왼쪽은 인간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 오른쪽은 Replicant '레이첼(숀 영)'

 

 

 

#1. 필름 누아르(film noir)의 멋을 두른 SF 걸작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공간적 배경은 암울한 미래도시입니다. 공교롭게도 1982년 처음 개봉한 이 영화에 등장하는 미래도시는 바로 2019년의 LA입니다. 영화 제작 당시를 기준으로 잡으면 거의 40년 후가 2019년이니 이해할만합니다. 어쩐 일인지 <블레이드 러너>가 묘사하는 2019년 LA 도심에는 일본어 간판이 즐비합니다(잘 찾아보면 한글 간판이 나오는 장면도 있긴 있습니다). 가부키 화장을 한 여성의 얼굴이 초대형 광고판을 채우고, 길거리 포장마차에서는 일본인 주인이 일본말을 하며 정신없이 일본 음식을 팝니다. 중국이 G2로 부상한 현시점에서 보면 일본 문화가 LA를 지배하는 상황은 다소 부정확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 이러한 설정은 이 영화가 제작되었던 1980년대 초, 미국을 추월할 것만 같았던 당시 일본의 막강한 경제력과 영향력을 고려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저의 뇌피셜입니다).

 

▲ 사진 :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2019년 LA. 초고층, 초대형 건물이 빽빽이 들어서 있습니다.

주인공 릭 데커드의 집은 무려 97층입니다. 오른쪽 대형 광고판에서는 가부키 화장을 한 여성이 대중의 소비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대부분의 사건은 주로 밤에 일어납니다. 밤에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음습함을 배가시킵니다.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킨 복제인간 'Replicant'를 추적하는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는 탐정소설의 탐정처럼 혼자 외롭게 임무를 수행합니다. 탐정소설에 영향을 받았고 밤의 정서가 지배하는 장르인 '필름 누아르(film noir)'를 연상시키는 설정입니다. <블레이드 러너>는 필름 누아르의 멋을 두른 SF인 것이죠. 게다가 추격 스릴러의 재미도 갖추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가 적절히 혼합된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레이드 러너>가 2019년쯤이면 존재할 것이라고 상상한 첨단 미래기술 중 현재 실현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화상전화는 우리 일상 속에 자리 잡은 지 오래되었고, 음성인식을 활용한 본인 확인 기술도 사용됩니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부호들도 수직 이착륙 비행 자동차를 타고 꽉 막힌 고속도로 위를 날아다닐 수는 없습니다. 또한 현실의 2019년에는 복제인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복제인간 대신 이 영화가 상상하지 못했던 스마트폰이 등장해 인간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우리는 기술 발전과 변화의 속도가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다고 생각하지만, 수많은 SF영화에 등장하는 미래와 실제 그 시점의 현실을 비교해 보면 발전 속도가 영화에서만큼 빠르지 않은 분야도 많습니다. 지난달 소개해드렸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우주 기술도 실제 현실 속 2001년의 수준을 능가하는 것이었죠.

 

▲ 사진 :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수직 이착륙 비행 자동차. 갖고 싶습니다.

 

 

 

#2. 복제인간과 사랑을?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복제인간은 'Replicant'라고 불립니다. 'Replicant'는 '복제하다'라는 뜻의 영단어 'replicate'와 사람을 의미하는 접미사 '-ant'를 결합한 합성어로 추측됩니다. 이 영화의 설정에 따르면, 전투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Replicant가 기능별로 존재합니다. Replicant는 미움, 사랑, 공포, 분노, 시기 등 감정적 반응도 표현합니다. Replicant를 개발한 타이렐 사의 회장은 "More human than human"이 회사 모토라고 말합니다. 그는 최신의 NEXUS 6 Replicant에게 기억을 만들어 줌으로써 감정 능력을 향상하고자 하죠. 인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가 바로 '기억'이니까요.

 

 

그렇다면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Replicant처럼 감정을 가지고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가 현실에도 존재할까요? 최근 몇 년 새 가장 유명세를 탔던 휴머노이드는 '소피아(Sophia)'입니다. 핸슨 로보틱스(Hanson Robotics)가 만든 소피아는 한때 전 지구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미디어는 앞다퉈 소피아를 소개했습니다. 엄청난 인기 덕분에 소피아는 UN 행사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60여 개의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자연스럽게 사람과 상호작용하며 대화하는 모습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특히 미국 NBC 방송의 인기 토크쇼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한 소피아는 진행자 지미 펄론과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깁니다. 그러고 나서 "앞으로 인간을 지배할 생각인데 이게 그 시작이 될 것 같아요."라고 섬뜩한 농담을 합니다.

 

▲ 사진 : 미국 NBC 방송의 인기 토크쇼 '더 투나잇 쇼'에 출연한 소피아가 진행자 지미 펄론과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습니다.

소피아가 이겼네요. 짜고 친 고스톱일까요?

 

소피아에 열광한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소피아의 대화 능력이 과장됐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설득력이 있습니다. 소피아에 장착된 인공지능의 수준이 고작 챗봇 정도라는 겁니다. 소피아는 사람처럼 제약 없이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몇몇 질문에 대답하고 날씨 같은 일부 주제에 대해서만 간단한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AI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얀 르쿤 뉴욕대 교수는 소피아의 능력을 부풀리는 미디어를 비판했습니다. 또한 "소피아는 감정도 의견도 없으며 자신이 뭘 말하는지에 대해 이해하지도 못할뿐더러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소피아가 겉모습만 인간과 유사할 뿐, 인간의 지적 능력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입니다. 결국 소피아의 제작사 핸슨 로보틱스도 소피아가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인정했습니다.

 

▲ 사진 :  오드리 헵번을 모델로 했다는 소피아. 글쎄요, 닮았나요?

 

비록 현재 소피아와 같은 휴머노이드의 지적 능력은 인간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블레이드 러너>의 Replicant처럼 복제인간에 가까운 휴머노이드가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시기가 온다면, 인간은 그들과 어떤 방식으로 공존해야 할까요?  

<블레이드 러너>에서 인간은 Replicant를 인간의 도구 중 하나로 여깁니다. 도구는 잘 활용하면 유익하지만 위험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인간보다 신체적으로 강하고 민첩하며 지능이 유사한 Replicant도 극 중 데커드의 말처럼 "유용하거나 위험"합니다. Replicant는 인격체가 아니라 도구에 불과하므로 'Off-world'라는 우주 개척지에서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킨 Replicant처럼 인간에게 위협이 된다면 제거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Replicant가 사랑의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는 존재라면, 과연 위험 요소 때문에 이들을 제거하는 것만이 해답일까요? 오히려 잘 다독인다면 복제인간도 갱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심지어 복제인간과 인간이 사랑에 빠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획 및 글 | 사업기획팀 김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