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 지식 노동자라는 개념을 정립하고, 직원들을 기업의 비용이 아닌 자산으로 보는 시각을 소개한 경영의 대가입니다. 1909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1930년대 2차 대전 직전의 나치 독재를 견디고, 영국과 미국에서의 시장경제를 모두 경험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경영학자입니다. 그 스스로는 경영학자라기 보다는 사회생태학자로 자신을 정의하기도 합니다. 그런 그가 90이 넘은 나이에, 70년 가까운 연구 성과를 정리하며 남긴 서적이 있다면, 읽어 보고 싶지 않으세요? 그 책의 제목은 프로페셔널의 조건입니다. 그 책에서 드러커는 프로페셔널의 조건으로 몇 가지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쉬워서 금방 납득이 가는 것들입니다. 목표를 세우고, 끊임 없이 공부하고…
그런데, 저에게 유독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피드백 활동을 하라는 것입니다. 드러커는 더 나아가 “피드백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성장을 해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까지 얘기합니다.
그렇다면 엑셈이라는 회사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오늘 하루도 치열하게 보내고 있는 우리들도 피드백이라는 것에 한번쯤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면 어떨까요? 그것이 우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주는 유일한 것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쉽게, 피드백이 무엇인지부터 얘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단어 자체만 본다면 “Feed : 먹여주다, 양육하다”라는 뜻이고, “Back : 뒤로, 되돌려서”라는 뜻입니다. 그것을 우리의 업무 현장에 적용해 본다면, “지금까지의 업무 성과, 진행과정, 직원의 태도에 대한 평가를 제공함으로써 향후의 성장을 도모하는 경영활동”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더 쉽게 말한다면, 업무나 태도에 대해 칭찬할 것은 칭찬하고, 질책할 것은 질책해서 앞으로 더 잘 하자는 것일 겁니다. 이 정도라면 우리도 피드백 활동을 계속하고 있을 겁니다. 그룹장님들이나 팀장님들은 팀원님들에게 항상 이런 종류의 대화를 하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이런 피드백 때문에 쓸모없는 감정의 갈등을 느끼거나, 피드백을 통한 성장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고 있지는 않으세요?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될만한 팁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피드백은 말기술이 아니라, 관찰입니다. 많은 분들이 피드백을 잘 하기 위해서는 말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기응변에도 강하고, 감정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 내용을 전달해야 하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진정한 피드백은 화려한 말기술이 아니라, 평상시에 상대방을 얼마나 주의 깊게 관찰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최강야구라는 TV프로그램의 진짜 주인공인 김성근 감독이, 신인 투수의 동작 하나만 보고, “저 친구는 던질 때 팔꿈치를 더 들어야 해”라고 하는 장면이 생각나시나요? 야구 도사는 말기술이 아니라, 상대방의 동작을 현미경처럼 관찰하는 눈을 가진 사람입니다. 심지어 유명한 야구 해설자들도 그들의 입이 아니라 그들의 눈으로 실력을 보여줄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매일 동료와 함께 생활합니다. 그들의 일하는 습관, 문제가 발생하는 포인트,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는 관찰의 대상입니다. 그 관찰의 힘은 상대방을 성장시키기 이전에, 그 눈을 가진 당사자를 한 단계 더 높이 도약시킬 겁니다.
그리고 피드백을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다시 한번 김성근 감독 얘기를 꺼내보겠습니다. 김성근 감독이 신인 투수의 투구 동작을 한 번만 봐도, 진단이 나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그것은 그 노감독의 두뇌에 수백명의 ACE급 투수들의 전성기 투구 동작이 스틸사진처럼 저장되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 최고의 기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인 투수의 사소한 실수 하나도 금방 눈에 띌 것입니다. 그래서 피드백을 주는 사람은 “Best”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최고의 성과, 가장 완벽한 프로세스, 최고의 핵심인재에 대한 뚜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 현실에서 진행되는 업무나 태도에 대해 금방 개선점을 찾아 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드백을 잘 하기 위해서는 업무와 감정을 분리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아래 표에서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스라엘이나 러시아 사람들에 비해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피하고, 의견 충돌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저는 이 결과를 이렇게 해석합니다. “우리는 단순한 의견의 다름을, 인간적인 감정의 문제로까지 연결하고 있다”라고요. 우리가 업무를 더 잘 하고, 개인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개선사항을 명확히 하고 앞으로의 액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우리의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피드백을 통해 다음에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더 나은 회사와 개인의 발전을 위해 논의되는 것들이 감정적인 호불호와 분리되도록 우리 스스로를 훈련해야 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눈 앞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서운하고, 서럽고, 불안해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너무 감정에 파묻혀서, 정작 중요한 성장의 논의를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회사에서 12월과 1월은 평가시즌입니다. 불편하고 힘든 대화들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피하고도 싶고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볼까요? 평가가 없는 회사라면 어떨까요?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아무리 대충 해도. 어떤 평가나 피드백이 없는 곳. 오히려 그런 곳이 더 버티기 힘들고 가기 싫은 곳일 겁니다.
더 나은 내년, 더 성장한 여러분을 위해, 피드백을 적극 활용해 보시기를 응원합니다.
글 | 경영관리본부 박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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