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여행을 가도 책을 읽고, 혼밥 할 때도 책을 읽는다. 잠자기 전에도 책을 읽고, 이동 중에도 졸리지 않으면 책을 편다. 이렇게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저자와 출판사에 관심이 생긴다. 기회가 닿아 여러 출판사와 교류를 할 일들이 종종 있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출판계에는 참 진지한 분들이 많다. 세상의 모든 지식이 모이는 곳이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런데 그 중 튀는 출판인이 있다. 북스피어 김홍민 대표다. 99.9%가 1쇄에 그쳐 본전치기하기 어려운 출판계에서 미스터리, SF 등 장르 문학 중심으로 출간하며 유독 톡톡 튀는 마케팅으로 버티는 출판인이다. 김 대표의 모토는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이다. 같은 제목의 책도 썼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책 겉을 싸고 있는 띠지에서 책 표지 안쪽으로 접히는 부분은 비워 놓는데, 북스피어는 그곳을 이용해 재미난 마케팅을 하였다. 일명 ‘북스피어 이스터에그’다.
“띠지에서 책 표지 안쪽으로 접히는 부분은 보통 홍보 문구 등을 인쇄하지 않고 비워 놓는데, 이 출판사 책들 중에선 이 부분에 생뚱 맞은 단어나 이미지가 인쇄되어 있는 것들이 종종 있습니다. 인쇄 사고나 편집 실수일까요? (…) 작은 출판사인 북스피어는 이 ‘이스터에그’를 국내에서 가장 잘 활용하는 곳으로 불립니다. 출판사가 작성하는 판권 정보란이나 표지, 속지 등에 이스터에그를 넣고 마니아 독자들 사이에서 이스터에그 찾아내기 열풍이 불기도 했습니다. (…) 책 속에 ‘아무개 작가 파이팅’을 외치는 문구가 숨어 있기도 합니다.”
(책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김홍민 저, 어크로스 간)
재미난 마케팅으로 이곳은 몇 만 개에 달하는 출판사 중 독특한 출판사로 자리매김하였다. 더불어 대표의 명성도 높아졌다. 재미는 확실히 생존에 유리한 요건이다. 가수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그룹이 ‘산울림’이다. 진지한 명곡들도 많지만, ‘산울림’하면 떠오르는 노래는 어른 동요와 같은 ‘아니 벌써’나 ‘산할아버지’, ‘개구쟁이’다. 그 힘으로 산울림 리더 김창완씨는 지금도 드라마에서 배우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또한 가수로 맹활약 중이다. 재미는 긴 생명력을 부여한다.
“… 산울림은 대중의 반응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단지 음반을 내고 싶었다지만, 1977년 12월에 발표한 앨범은 대박을 치게 된다. 산울림의 첫 앨범은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길 가던 사람들이 … 너도나도 “아니 벌써, 해가 솟았나?”하며 목청을 높였다. 그리고 청소년들과 대학생들은 마치 청춘찬가처럼 폭발적으로 ‘아니 벌써’를 들었다.”
(책 <가수를 말하다>, 임진모 저, 빅하우스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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